정신적 장애인 등 고용 취약 보완하는 의무고용률 돼야
때려맞춘 발달장애인 직업논단-103 '장애인의무고용률 재검토 필요'
일부 일자리, 고학력 등 요구로 장애인 '진입 어려워'

장애인 대상으로 AI데이터 품질 검증 직무를 도입해 운영중인 쿠팡 포용경영팀 직원들의 회의 모습. (본 칼럼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쿠팡
【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장애인 의무고용이 많이 정착했지만, 일부 장애인 고용이 필요한 업종에서는 장애인 인력 찾기가 어려운 분야도 간혹 있다. 대표적으로 전문 연구직이나 교사 등 고학력이나 전문 기술 등을 요구하는 일자리 분야에서 자주 발견된다.
그렇지만 장애인의무고용률은 이러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정되어 있다. 문제는 장애인 인력 공급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용률은 지키라는 아이러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연구기관이 대표적인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분야라고 하소연이 나온 분야이다. 이러한 기관의 주력 인력은 전문 연구직이고, 특히 이공계열 전문 연구직이 많은 기관일수록 더하다. 그렇지만 장애인 대학생 중 이공계열 진학 비율은 낮은 편이고 거기에 현재로서는 학부생도 늘고 있지 않아 전문 연구직의 전제조건인 석박사 학위 취득자는 더 없다. 오히려 장애인이 박사학위를 이공계열에서 따면 뉴스거리가 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한 기관에서 장애인 고용을 하는 대안은 찾기 어렵다. 경영지원 직무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인력 수는 제한적이다. 경영지원이나 학위 요구가 덜한 직무를 합쳐도 기관의 3분의 1을 채울 수 있는 인력은 적은 편이다. 이러한 기관은 장애인 고용 의사가 있어도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 고용할 수 없는 구조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인의 사범계 진출 비율은 이미 장애인교원노조에서도 저조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정도이다. 그러면서 장애인교원노조의 요구사항은 장애인 교직 희망자를 늘릴 수 있는 대책도 함께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간 기업에서도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 직종에 장애인 고용 의무를 부과하려고 하면 그때도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다. 장애인 고용 의무를 준수하기에는 전문 기술을 가진 장애인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모두 공통점이 있다. 장애인 대학 진학률이 20% 수준인 상황에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이 필요한 직종에서는 역설적으로 장애인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장애인고용공단의 채용 안내에서도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채용 공고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오히려 단순직 위주의 채용 공고가 더 많은 편이다.
현행 장애인의무고용률은 학력 등의 조건은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점이 역설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고학력 장애인의 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장애인 미화원으로만 장애인 의무고용을 채워도 장애인 고용 의무는 이행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학력이나 장애유형 등 장애인 의무고용의 상세 이행 조건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의무 촉진을 위해 대기업에는 장애인 고용의무 조건에 학력이나 장애유형 조건 등 추가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대졸 장애인과 정신적 장애인에 대한 고용 의무는 장애인 의무고용에서도 별도의 쿼터를 신설해 ‘의무의 의무’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다. 대졸 장애인은 일자리 부족과 적절하지 못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적 장애인은 장애 상태 개선 효과와 최근 급증하는 발달장애인 수를 고려하면 당장 필요한 양대 추가 의무고용률 산정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주력 인력에서 장애인을 찾아내기 어려운 분야에서는 정부도 고용 의무 예외나 의무고용률 하향 등의 대책으로 실질적인 공급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러한 인력 부족의 대부분 원인일 장애인의 대학 진학 장려와 사범·이공계열 등 실질적인 수요가 발생할만한 분야로의 진학 촉진 전략이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애인 의무고용은 앞뒤가 맞지 않은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이다. 뽑아야 할 분야에서는 장애인이 없어서 못 찾고, 반대로 장애인 인력이 과잉 공급되는 분야도 있으니 모순된 부분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장애인 인력들이 고학력, 고숙련 등의 분야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을 극복할 큰 보상도 함께 주어진다면 큰 보상을 위해 치러야 할 부분을 견디고 입직하는 장애인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장애인 고용은 인력 유입 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제도라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장애계는 이제 장애인 인력이 특정 분야에 쏠림이 이뤄지지 않게끔 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장애인의무고용률의 일률성도 이제는 재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다. 입직 경로가 복잡하거나 어려운 분야에 대해서는 하향 조정 등을 과감히 검토하고, 대기업은 장애인 의무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력이나 장애유형 조건이라는 추가 조건을 부과하는 등의 이제는 장애인 의무고용이 일률적인 방식으로 제공될 필요가 없다.
장기적으로, 장애인 고용이 차등화는 아니더라도 각 산업이나 직종 등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의무고용률 정책 등이 이제 필요할 것이다. 일률적인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