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경제적 접근성' 구원투수로 '장애인용 모두의카드'가 답이 될 수 있을까?
경기연구원 도입 제안, 하지만 현재 출시 계획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해결할 과제 있지만 답 될 수 있어··'올인원 장애인카드'도 검토해볼만

'모두의카드' 공식 로고. ⓒ국토교통부
【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솔직히 말해 장애인식개선강의 출강 과정에서 자주 겪는 일 중 하나는 대중교통 이용이 잦다는 점입니다. 그렇다 보니 의외로 꼭 필요해 보이지만, 아직 장애인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제도가 하나 있습니다. 과거 K-패스라 불렸던 ‘모두의카드’가 바로 그것입니다.
현행 모두의카드 제도는 환급 혜택이 제공되는 대중교통 통합승차권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 전용 모두의카드는 출시되지 않았고, 실제로 교통안전공단 등 관계 기관에 문의해 보았으나 장애인용 모두의카드 출시 계획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반면 경기도청 산하 경기연구원에서는 의미 있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용 K-패스’, 즉 ‘장애인용 모두의카드’ 도입 제안입니다. 장애인의 특성에 걸맞은 모두의카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토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그 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월 15회 이상 이용 시 환급’ 조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현행 모두의카드는 월 15회 이상 이용해야 환급받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 여건을 고려하면 월 15회 기준은 다소 까다롭습니다. 이용 기준을 월 6회 정도로 완화하여 현실적인 환급 기준선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전철 무료 승차에 따른 정산 문제 해결입니다. 법령상 장애인은 전철·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을 받으므로, 이를 대중교통 이용 횟수에 포함할지와 환급 시행 시의 구체적인 방식을 정리해야 합니다.
참고로 현행 일반 교통카드 사용 시에는 수도권 기준으로 통합요금제에 따라 전철 운임이 0원으로 처리됩니다. 이 경우 ‘버스-전철-버스’로 환승 이용할 때 최초 탑승한 버스요금이 이후 환승한 버스요금으로 승계되는 구조이므로 최초 버스요금의 차액만 정산하면 됩니다. 장애인용 모두의카드 역시 이러한 환승 구조와 환급 체계를 고려한 비용 정산 방식이 검토되어야 합니다.
전철 이용 시 환급액을 0원으로 처리하는 대신 일종의 크레딧 형식으로 일정 비율을 환급액에 반영하는 대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철 운영기관과의 협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서울특별시의 기후동행패스나 인천광역시의 I-패스처럼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자체 추가 혜택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해당 지역들은 모두의카드 기본 혜택에 지자체 자체 서비스를 결합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별 추가 혜택을 장애인용 모두의카드에 어떻게 적용하고 연계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넷째, 장애인콜택시 등의 이용 비용 편입 여부입니다. 특히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 장애인콜택시는 대중교통에 준하는 핵심 이동 수단인 만큼, 관련 비용의 정산과 제도로의 편입 여부는 중요한 검토 요소입니다. 아울러 최근 도입되고 있는 비 휠체어 장애인용 바우처 택시 이용 비용의 포함 여부도 함께 다루어져야 합니다. 장애 유형이나 개인 특성에 따라 일반 대중교통 이용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제도 도입 시 제도적·정책적으로 요구되는 점도 있습니다.
우선 비장애인 카드 기준보다 환급액 비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유도해야 합니다. 경제적 장벽을 허무는 과제는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필수적입니다.
둘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 시행하는 장애인 통근 비용 지원 사업과의 조화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통근 비용 지원 정책을 ‘장애인용 모두의카드’ 비용 지원으로 일원화하여 제도의 안착과 효율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정비된다면 승용차 운전자를 위한 연료비 지원과 모두의카드 비용 지원이라는 두 축으로 장애인 통근 지원 정책의 큰 틀을 개편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현행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통합 장애인등록증처럼 장애인등록증과 결합하거나 신청 시 자동 연동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나아가 ‘장애인등록증 + 장애인용 모두의카드 + 후불 하이패스 + 신용/체크카드’가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All-in-one) 카드를 구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 이는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카드사 간의 긴밀한 협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본격적인 ‘모두의카드’ 시대가 열렸지만, 아직 장애인에게는 열리지 않은 문과 같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에 있어 발생하는 비용의 장벽이 여전히 모두의카드라는 제도 뒤에 드리워져 있는 셈입니다. 이 문제가 해소될 때 비로소 물리적 접근성 개선에 이은 경제적 접근성 개선의 단초가 마련될 것입니다. 장애인에게도 ‘모두의카드’는 그만큼 절실한 제도입니다.
장애인 이동권에서 현재 벌어지는 투쟁에서 자주 언급되는 물리적 접근성만큼이나 또 위협적인 존재가 바로 ‘경제적 접근성’이니 말입니다. ‘장애인용 모두의카드’는 과연 장애인 대중교통 이용에 있어서 ‘경제적 접근성’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저도 일단 궁금해지고, 진짜로 ‘장애인용 모두의카드’가 출시되면 진짜 빠르게 신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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